전화 한 통 하면 끝 아닌가.
그런데 이게 또 정보 싸움이었다. 혼수 가전 살 때 그렇게 데였으면서, 인터넷에서 똑같은 걸 또 겪었다. 그리고 거기서 배운 게 하나 있다. 인터넷 가입 사은품은 정가가 아니라 협상가에 가깝다는 것. 처음 개통하는 분들이 나처럼 그냥 부르는 대로 받지 않게, 그 이야기를 적어둔다.

딜러가 너무 많아서, 뭐가 싼지를 알 수가 없었다
요즘은 인터넷을 통신사에 직접 신청하기보다 비교 사이트를 많이 쓴다. 나도 그렇게 했다. (요즘 원빈 나오는 그 광고, 인터넷 가입 비교해준다는 사이트 있잖은가. 그런 데다.)
문제는 거기서 시작됐다. 상담을 받으려니 인터넷 딜러, 그러니까 영업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여기는 얼마 준다, 저기는 얼마 준다 — 다들 자기가 제일 싸다는데, 정작 어디가 진짜 싼지를 판단할 수가 없었다. 혼수 가전 살 때 매장마다 "여기가 제일 싸다"던 그 느낌, 딱 그대로였다. 결국 소비자가 발품(이 경우엔 손품)을 팔아 직접 비교하는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상담을 신청해두니 이쪽저쪽에서 연락이 왔다. 한 곳은 얼마를 준다 하고, 다른 곳은 또 다른 금액을 부르고. 처음엔 조건을 하나하나 받아 적었는데, 적을수록 오히려 머리가 복잡해졌다. 다들 약정 기간이나 결합 조건을 조금씩 다르게 붙여놓으니, 사은품 액수만 나란히 놓고 "여기가 제일 낫다"고 딱 잘라 말할 수가 없었다. 결국 뭘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지부터가 헷갈렸다. 싸게 하려고 비교 사이트를 쓴 건데, 비교할 게 너무 많아서 도리어 고르기가 어려운 상황이 된 셈이다.
"딴 데선 더 준다던데요" — 그 한마디에 두 배가 됐다
일단 한 곳에서 3년 약정으로 인터넷만, 현금 사은품 17만 원을 준다길래 예약을 걸어놨다. "이 정도면 됐지" 싶었다.
그런데 습관이 무섭다. 혼수 때 "한 발만 더" 뒤지던 그 버릇으로, 예약해놓고도 다른 데를 계속 알아봤다. 그러다 더 주는 데가 보였다. 그래서 원래 예약한 곳에 다시 연락해서 한마디 했다.
지금이야 아무렇지 않게 적지만, 사실 그 연락을 하기까지가 좀 망설여졌다. 이미 예약을 걸어둔 곳에 "딴 데는 더 주던데요" 하고 딴청을 부리는 게 염치없나 싶었고, 괜히 말 꺼냈다가 "그럼 없던 걸로 하시죠" 하면 본전도 못 찾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밑져야 본전이다 싶어, 크게 기대는 안 하고 슬쩍 물어봤다.
그랬더니 — 그 자리에서 사은품을 35만 원으로 올려줬다. 처음 17만 원이라던 게, 말 한마디에 두 배가 됐다. 나는 좀 얼떨떨했다. "물어보면 올라가는 거였어?"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 사은품은 정가가 아니라 협상가에 가깝다. 처음 부르는 금액이 그 집의 최대치가 아니라는 얘기다.
숫자로만 따지면 말 한마디에 18만 원이 더 붙은 셈이다. 우리 집 인터넷 요금으로 치면 몇 달 치가 넘는 돈이다. 그 한마디를 안 했으면 그냥 못 받고 넘어갔을 돈이라고 생각하니, 묻는다는 게 별거 아닌 것 같으면서도 별거였다.
근데 왜 이렇게까지 주는 걸까
궁금해서 알아봤다. 내 월 요금은 통신사 할인까지 받아서 한 달에 3만 원이 채 안 나온다. 그런데 사은품으로 35만 원을 준다고? 계산이 안 맞는 것 같았다.
💡 사은품이 큰 이유 (내가 이해한 구조)
비교 사이트나 대리점이 나를 가입시키면, 통신사에서 가입 유치 수수료를 받는다고 한다. 그 수수료의 일부를 다시 나한테 현금 사은품으로 돌려주는 것. 그러니까 사은품은 "밑지고 주는 선심"이 아니라, 원래 그쪽이 받는 몫에서 나눠주는 거였다. 그래서 집집마다 떼주는 비율이 달라 금액도 달라지고, 협상 여지도 생기는 거다.
이걸 알고 나니 "물어보면 올라가는" 이유가 이해됐다. 안 물어보면 자기들 몫이 커지고, 물어보면 나눠주는 셈이니까.
생각해보면 혼수 가전을 살 때도 뿌리는 똑같았다. 매장 직원이 "이건 조금 더 빼드릴게요" 하던 그 구조와 다르지 않았다. 파는 쪽에 원래 남는 몫이 있고, 사는 쪽이 물어보면 그 몫을 조금 떼어 오는 것뿐이었다. 다른 점이라면, 인터넷은 그 몫이 물건 할인이 아니라 통장에 꽂히는 현금이라는 것 정도였다.
그리고 진짜 놀란 건 — 계좌로 꽂아줬다
사실 나는 "현금 사은품"이라는 말을 반쯤만 믿었다. 요즘 세상에 무슨 상품권이나 포인트 같은 걸로 주려나, 아니면 조건이 잔뜩 붙어서 실제론 얼마 못 받으려나 싶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개통하고 나서, 약속한 그 금액을 내 계좌로 그냥 이체해줬다. 통장에 35만 원이 딱 찍히는 걸 보고 나서야 "아, 이게 진짜 현금이었구나" 싶었다. 상품권도 물건도 아니고, 말 그대로 돈을 계좌로 넣어주는 방식. 이게 좀 놀라웠다. 인터넷 하나 새로 깔았을 뿐인데 통장에 돈이 들어오다니.
솔직히 통장에 실제로 찍히기 전까지는 반신반의했다. 개통은 이미 끝났는데 돈이 안 들어오면 그땐 어디다 따져야 하나, 그런 걱정을 혼자서 했다. 그런데 정말로 약속한 대로 그 금액이 들어왔다. 그제서야 마음이 놓였다. 별것도 아닌 일에 혼자 졸였구나 싶어 좀 우스웠다.
처음 개통하는 분들에게
인터넷 하나 까는 데도 배운 게 있어서, 몇 가지만 남긴다.
- 비교는 필수다. 딜러마다 조건이 다르다. 한 곳만 보고 "여기가 싸겠지" 하면 손해다. 혼수든 인터넷이든, 결국 알아본 만큼 아낀다.
- 사은품은 꼭 물어봐라. 처음 부르는 금액이 끝이 아니다. "딴 데선 더 준다던데요" 한마디의 힘이 크다. (단, 없는 얘기로 뻥치라는 게 아니라, 실제로 비교해본 걸 근거로.)
- 결합은 조건까지 계산. TV까지 묶으면 혜택이 커질 수 있지만, 약정·조건이 복잡해진다. 사은품 액수만 보고 결정하지 말 것.
처음이라 뭐가 뭔지 몰라 그냥 받을 뻔했는데, 결국 여기서도 답은 똑같았다. 알아보고, 물어보기. 인터넷 하나 까는 일도, 결국 정보 싸움이더라.
신혼집 꾸리는 내내 그랬다. 뭐 하나 그냥 되는 게 없고, 조금만 알아보면 아낄 수 있는 것들이 곳곳에 숨어 있었다. 인터넷도 그중 하나였을 뿐이다. 처음이라 몰라서 그냥 지나칠 뻔한 걸, 물어본 덕에 붙잡은 것뿐이고.
▶ 인터넷을 깔고 나서 TV를 설치했는데, 그것도 순서가 있었다. 셋톱박스·공유기를 TV 뒤에 숨기려면 뭘 먼저 해야 하는지는 여기. TV 설치는 처음이라 — 셋톱박스 숨기려다 알게 된 것, 공유기를 먼저 옮겨야 했다
▶ 그리고 여기서 배운 이 "물어보면 올라간다"는 공식, 나중에 정수기 렌탈에서 그대로 또 써먹었다. 렌탈샵끼리 조건을 불러줬더니 경쟁 업체가 "거기서 하세요" 하던 이야기는 여기. 정수기 렌탈은 처음이라 — LG 구독 하려다가 방향을 튼 이유
※ 요금·사은품·약정 조건은 시점·상품·지역·통신사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위 내용은 제 개인적인 가입 경험입니다. 가입 전 조건을 직접 비교·확인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