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입주를 앞두고 사전점검을 가야 한다는데, 처음이라 막막했다. 요즘은 사전점검을 대신 해주는 대행 업체도 있다길래 "그냥 돈 주고 맡길까" 싶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 부부가 직접 다 했다. 전문 장비도 없이, 스티커랑 줄자 들고. 그리고 — 하자를 14건 잡았다. 막상 해보니, 전문가가 아니어도 핵심 꿀팁 몇 개만 알면 충분히 잡아낼 수 있었다. 처음 가는 분들이 겁먹지 않게, 우리가 직접 해보고 알게 된 것들을 적어둔다.
※ 점검 항목·하자 보수 절차는 단지·시점마다 다릅니다. 아래는 제 경험이고 전문 점검 가이드가 아닙니다.

우리는 그냥 직접 하기로 했다
대행을 안 쓴 이유는 단순했다. 내 집은 내가 제일 꼼꼼히 본다는 생각, 그리고 "처음인데 한번 부딪혀보자"는 마음. 거창한 장비는 없었다. 우리가 챙겨간 건 이 정도다.
- 하자 표시 스티커(포스트잇) — 하자 발견하면 그 자리에 딱 붙이는 용도
- 줄자, 메모지, 그리고 폰 — 치수 재고, 사진 찍고, 위치 적는 용도
- 간단한 공구랑 휴지 — 콘센트 확인하거나, 물 내려보고 마감 닦아볼 때
거기에 현장에서 한 가전 회사가 사전점검 키트를 나눠주더라. 그런 것도 챙기니 점검이 한결 수월했다. 결국 특별한 게 아니라,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고 표시하는 게 전부였다.

꿀팁 ① 눈에 띄는 것부터 훑어라 — 제일 많이 나온다
처음엔 "뭘 봐야 하지?" 막막했는데, 막상 들어가니 눈에 띄는 하자가 의외로 많았다. 그리고 우리가 잡은 것 중 제일 많았던 게 바로 이런 것들이었다.
벽지나 천장 도배가 들뜬 곳, 벽에 다른 색이 묻은 이염, 마루판이나 문틀이 찍히고 긁힌 자국. 거실 하나만 봐도 몰딩 찍힘, 도배 들뜸(여러 군데), 벽 이염, 디자인 패널 찍힘이 줄줄이 나왔다. 전문 지식이 1도 없어도, 천천히 벽·천장·바닥을 훑기만 해도 이런 건 눈에 들어온다.
💡 요령은 "빨리 둘러보기"가 아니라 "한 면씩 천천히 보기"다. 벽 한 면, 천장 한 면, 바닥 한 칸. 급하게 휙 보면 놓치고, 면 단위로 시선을 옮기면 찍힘·들뜸이 보인다.
꿀팁 ② 문이란 문, 서랍이란 서랍은 다 여닫아봐라
눈으로 보는 것 다음으로 중요한 게 여닫는 것들이다. 이건 직접 손으로 해봐야만 안다.
방문, 붙박이장, 실외기실 문까지 — 전부 열고 닫아봤다. 그랬더니 실외기실 터닝도어가 뻑뻑하고 부딪혀 파손된 게 잡혔다. 그리고 이게 이날의 하이라이트인데 — 침실 붙박이장 하나가, 지금은 멀쩡히 닫히는데 힌지(경첩)가 대각선으로 비뚤게 박혀 있었다.
당장은 소리도 안 나고 잘 닫혔다.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다. 그런데 보아하니 저렇게 비뚤게 박혀 있으면 머지않아 고장 날 것 같았다. 그래서 이렇게 적어서 접수했다 — "지금은 소리 안 나는데 대각선으로 박혀 있어서 고장 날 것처럼 생겼습니다. 똑바로 재시공하면 타공 흔적이 남을 테니 잘 보수해 주세요." 멀쩡해 보여도 '이대로 두면 나중에 문제 될 것'까지 짚는 게 사전점검의 진짜 값어치다.
꿀팁 ③ 하자만 보지 말고 — 공간·치수·먼지도 챙겨라
마지막으로, 하자 말고도 본 게 있다. 공간과 치수, 그리고 청소 상태.
가구나 가전이 들어갈 자리는 줄자로 미리 재뒀다. 입주하고 나서 "어, 안 들어가네" 하면 답이 없으니까. 그리고 마감 먼지나 청소 상태도 봤다. 새집이라고 다 깨끗한 게 아니라, 시공 잔여물이나 먼지가 남은 데가 있었다.
이런 건 하자라기보단 "미리 알아두면 입주가 편한 것"에 가까운데, 어차피 빈집을 둘러볼 기회는 이때뿐이라 같이 챙기면 좋다.
표시하고 기록하는 게, 사실 반이다
하자를 찾는 것만큼 중요한 게 표시하고 기록하는 것이었다.
발견하면 그 자리에 스티커를 딱 붙이고, 폰으로 사진을 찍고, "거실 / 마루판 / 찍힘"처럼 위치와 내용을 메모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 나중에 하자 접수 현황을 조회할 때, "어디의 무슨 하자였는지" 정확히 적어둬야 보수도 제대로 되고, 처리 상태도 추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그렇게 14건을 위치별·유형별로 정리해 접수했다.
| 유형 | 어디서 나왔나 |
|---|---|
| 찍힘/긁힘 | 마루판, 목문, 천장몰딩, 벽 도배, 디자인 패널·문틀 |
| 도배 들뜸 | 천장 몰딩쪽, 벽 마무리 |
| 벽체 오염(이염) | 거실 벽, 침실 벽(페인트 이염) |
| 개폐 불량 | 붙박이장(힌지 비뚤), 실외기실 터닝도어 |
※ 위치·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어둘수록 보수 요청과 처리 추적이 쉬웠습니다.
처음이라 겁났지만 — 꿀팁만 챙겨도 충분했다
돌아보면, 사전점검은 거창한 게 아니었다. 전문가도 아니고 비싼 장비도 없었지만, 부부가 눈으로 훑고 손으로 여닫고 스티커로 표시한 것만으로 14건을 잡았다.
핵심만 다시 줄이면 이렇다.
- 눈에 띄는 것부터 한 면씩 천천히 (찍힘·들뜸·이염이 제일 많다)
- 문·서랍은 다 여닫아보기 (멀쩡해 보여도 '나중에 고장 날 것'까지 짚기)
- 공간·치수·먼지도 같이 (가구 들어갈 자리 줄자로)
- 찾으면 바로 스티커 + 사진 + 위치 메모 (보수·추적의 핵심)
사전점검을 앞두고 막막한 분이라면, 너무 겁먹지 않아도 된다. 대행을 쓰든 직접 하든, 이 꿀팁 몇 개만 손에 쥐고 천천히 둘러보면 생각보다 많은 걸 잡아낼 수 있다. 어차피 내 집을 제일 아끼는 눈은, 결국 내 눈이니까.
※ 점검 항목과 하자 보수 절차·기한은 단지·시공사·시점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위 내용은 제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정확한 절차와 권리는 입주 안내문과 시공사·관리사무소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