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센서 쓰레기통은 처음이라(보랄, 건전지용 후회)

by 다사다난 2026. 7. 6.

자동 쓰레기통을 사면서 딱 하나만 잘못 골랐는데, 그 하나 때문에 지금도 한 달에 한 번씩 고생하고 있다. 건전지용을 산 것.

손 안 대고 다가가면 열리는 센서 쓰레기통, 보랄 제품을 약 8만 원에 샀다. 솔직히 고른 이유의 절반은 예뻐서였다. 어차피 인터넷으로 사는 거, 직접 못 만져보고 사진만 보고 고르는 거니까 — 이왕이면 예쁜 걸로 하자 싶었다. 실제로 받아보니 쓰레기통이라기보다 오브제 같은 느낌이라 그 선택은 마음에 들었다. 문제는 그게 아니라, 사기 직전 충전용이냐 건전지용이냐를 두고 갈린 데서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거다. 그 이야기를 적어둔다.

※ 가격·모델은 시점마다 다릅니다. 아래는 제 구매 경험이고 동일 조건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합리적인 선택이라 생각했다, 매달 후회할 줄 모르고

원래 후보는 두 개였다. 샤오미에서 나온 것도 있었는데, 우리는 결국 보랄로, 그것도 건전지용으로 정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와이프가 "충전용보다 건전지용이 더 낫지 않겠냐"고 했고, 나도 그게 일리 있다고 생각했다. 충전용은 충전 케이블 꽂아야 하고 배터리 수명 다 되면 통째로 버려야 하지만, 건전지용은 다 닳으면 건전지만 갈면 되니까 — 그땐 그게 더 합리적으로 보였다. 지금 와서 보면 완벽한 오판이었지만.

산 지 일주일 만에, 문이 안 닫혔다

문제는 빨리 왔다. 산 지 딱 일주일.

어느 날부터 쓰레기통이 윙윙거리기 시작하더니, 뚜껑이 열린 채로 안 닫혔다. 센서가 인식해서 열리긴 하는데, 다시 닫히질 못하고 모터만 윙윙 도는 거다. 8만 원짜리가 일주일 만에 이러니 황당했다. "아, 불량 뽑았구나" 싶어서 바로 보랄 상담실에 연락했다. 머릿속으로는 이미 반품·교환 시나리오를 짜고 있었다.

알고 보니 범인은 쓰레기통이 아니었다

그런데 상담을 받으며 정신이 들었다. 문제는 제품이 아니라 — 건전지였다.

내가 끼운 건 다이소에서 산 저가 건전지였다. 평소 리모컨 같은 데 쓰던 그 습관 그대로 쓰레기통에도 넣은 건데, 센서가 모터를 돌려 뚜껑을 여닫는 데는 그 정도 건전지로는 힘이 달렸던 모양이다. 뚜껑을 닫을 힘이 안 나오니 윙윙거리기만 했던 거다.

상담원이 제일 먼저 물어본 게 "건전지 어떤 거 쓰세요?"였다. 나는 그게 왜 중요한지도 모르고 "그냥 다이소 거요" 했는데, 그 순간 상담원이 "아, 그거일 수 있어요" 하는 톤이 됐다. 반품·교환만 생각하던 나로선 좀 김이 빠지는 전개였다.

결국 트레이더스에서 비싼 건전지를 사다 갈아 끼웠다. 그랬더니 거짓말처럼 멀쩡하게 닫혔다. 윙윙거리던 게 딱 멈추고, 뚜껑이 부드럽게 내려오는 걸 보는데 헛웃음이 나왔다. 제품 불량인 줄 알고 상담실까지 연락했는데, 범인은 내 손에 들린 다이소 건전지였던 것. 좀 민망했다. 리모컨에나 쓰던 싼 건전지를, 모터 돌리는 가전에 그대로 넣은 내 잘못이었다.

편하려고 산 쓰레기통이 매달 숙제를 준다

건전지를 바꿔서 해결됐으면 다행인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비싼 건전지를 끼워도 한 달에 한 번씩은 갈아줘야 한다. 자동으로 여닫는 모터가 생각보다 건전지를 많이 먹는다. 좋은 건전지를 써도 한 달, 싼 거 쓰면 일주일 만에 윙윙거리고. 매달 건전지 상태를 신경 쓰고, 다 닳으면 또 사러 가고, 갈아 끼우고 — 이게 생각보다 엄청 귀찮다.

패턴도 늘 똑같다. 어느 날 뚜껑이 반응이 굼떠지고, 윙윙 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하면 "아, 또 갈 때 됐구나" 싶다. 그때부터 새 건전지 사놓은 게 있는지 확인하고, 없으면 마트에 들를 때 사와야 한다는 걸 머릿속에 담아둬야 한다. 쓰레기통 하나가 은근히 내 할 일 목록을 하나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건전지만 갈면 되니까 편하겠지"라던 처음 생각은 완전히 빗나갔다. 충전용이었으면 케이블 한 번 꽂아두면 끝일 일을, 나는 매달 건전지로 씨름하고 있는 거다. 편하려고 산 자동 쓰레기통 때문에 새로운 귀찮음이 생겼다.

그래서, 센서 쓰레기통 사려는 분들에게

  • 센서(자동) 쓰레기통은 무조건 충전용으로 사라. 이게 이 글의 결론이다. 건전지용은 "건전지만 갈면 된다"는 말이 함정이다. 그 갈아주는 일이 매달 돌아온다.
  • 건전지용을 굳이 산다면, 저가 건전지는 쓰지 마라. 센서 모터는 힘이 필요해서 싼 건전지로는 뚜껑도 제대로 못 닫는다. 나처럼 멀쩡한 제품을 불량으로 오해하게 된다.
  • 고장 같아도 건전지부터 의심해라. 상담실 연락하기 전에 건전지부터 좋은 걸로 바꿔보면, 나 같은 민망함은 피할 수 있다.

솔직히 보랄 자체는 나쁘지 않다. 모양은 정말 예쁘게 잘 나왔고, 손 안 대고 열리는 편의성도 좋다. 그래서 지금도 비싼 건전지를 꽂아가며 그냥 쓰고 있다. 다만 딱 하나, 건전지용을 고른 그 선택만큼은 분명한 실수였다. 다음에 센서 가전을 산다면, 나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충전용으로 갈 거다.


가격·모델·구성은 시점과 판매처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위 내용은 제 개인적인 구매 경험입니다. 구매 전 직접 확인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