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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천 직관은 처음이라

by 다사다난 2026. 6. 17.

야구장에서 비를 만난 건 그날이 처음이었다.

졌음에도 셀카는 못참지..

2025년 5월 23일, 인천 문학구장(SSG 랜더스필드). 상대는 LG 트윈스였다.

직관을 다니다 보면 언젠가 한 번은 겪는다는 비. 그게 그날 나한테 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 9회말까지 비를 쫄딱 맞으며 응원했는데, 우리 팀은 5:4로 역전패했다. 그 허탈함을 적어두려고 한다.

평소처럼 시작된 경기

그날도 여느 직관과 다르지 않았다. 자리에 앉아 평소처럼 먹을 걸 챙겨놓고(문학 오면 크림새우는 국룰이다), 맥주 한 잔에 경기를 보고 있었다.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이대로 기분 좋게 이기나 싶었다.

비가 오기 시작했다

문제는 경기 중간에 비가 내리기 시작한 거였다.

처음엔 '뿌리다 말겠지' 했는데 점점 굵어졌다. 우산도 우비도 미처 챙겨오지 않은 상태. 자리에서 일어나 매점이며 처마 밑이며 돌아다녀 봤지만, 비 오는 날 야구장에서 몸을 피할 곳을 찾는 건 쉽지 않았다. 다들 같은 생각이라 북적였다.

💡 그날 나를 살린 것 — 차에 있던 우산

다행히 차에 우산이 여러 개 굴러다니고 있었다. 빠르게 주차장으로 가서 우산을 챙겨 돌아왔더니, 그제야 비를 신경 쓰지 않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날 깨달았다. 직관 갈 땐 날씨 맑아도 우산·우비 하나쯤 챙기거나, 차에 비상용으로 두는 게 진짜 편하다는 걸.

9회말까지, 비를 맞으며

우산을 챙긴 뒤로는 마음을 굳혔다. 끝까지 본다.

경기는 손에 땀을 쥐게 흘러갔고, 비는 그치지 않았다. 그래도 자리를 안 떴다. 9회말까지, 비를 맞아가며 목이 터져라 응원했다. 입문한 지 얼마 안 된 내가, 비 오는데도 안 가고 끝까지 소리 지르고 있는 걸 보며 스스로도 좀 웃겼다. '나 진짜 빠졌구나.'

그런데 — 그 정성이 승리로 이어지진 않았다. 5:4. 역전패였다.

비 맞고 진 날의 묘한 기분

이상하게 그렇게 분하지만은 않았다. 비 쫄딱 맞고, 결과도 졌는데, 집에 오는 길엔 "그래도 끝까지 봤다"는 이상한 뿌듯함이 남았다. 이기는 날만 기억에 남는 게 아니더라. 고생하며 본 날이 더 오래 남는다.

비 올 때 직관, 가는 사람에게

  • 맑아도 우산·우비 챙기기. 야외 구장은 날씨가 변덕스럽다. 차에 비상용 하나 두면 든든하다.
  • 갈지 말지 미리 판단. 비가 많이 오면 경기가 중단되거나 취소될 수도 있다. (취소·환불 기준은 구장·상황마다 다르니, 가기 전에 구단 공지나 안내를 확인하는 게 좋다.)
  • 그래도 한 번쯤은 비 맞고 봐도 괜찮다. 추천까진 못 해도, 그날의 기억은 확실히 진하다.

비 맞으며 9회말까지 응원했는데 역전패라니. 야구는 참… 마음대로 안 된다. 그래서 또 보게 되는 거겠지만.


경기 정보(2025년 5월 23일 인천 SSG-KIA, 5:4)는 KBO 기록 기준입니다. 우천 취소·환불 규정은 구장·시즌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방문 전 구단 안내를 확인하세요.